모데나의 심장에 불을 지피다, MASERATI MC20

모데나의 심장에 불을 지피다

MASERATI MC20 



 

페라리 후광에서 독립을 꿈꾸는 마세라티가 오랜만에 수퍼 스포츠카 MC20을 발표했다. 디자인은 MC12에서 모티브를 얻었고, 카본 섀시와 보디는 달라라와 함께 다듬었다. 미드십에 얹은 V6 3.0L 트윈 터보의 신개발 네투노 엔진은 F1에서 파생된 프리챔버 기술을 활용해 630마력의 강력한 출력으로 최고시속 325km를 가능하게 한다.



마세라티가 MC12 이후 오랜만에 고성능 스포츠카를 선보였다 


1993년 데토마소로부터 마세라티를 인수한 피아트 그룹은 97년에 보유 주식을 계열사인 페라리에 팔았다. 이후 페라리의 집중적인 지원을 받으며 그 후광에 기대어 빠르게 이미지를 개선해 나갔다. 한동안 마세라티에는 자체 개발 엔진이 없었다. 예를 들어 르반떼의 V6 3.0L와 3.8L 트윈터보는 페라리 공장 제품이고, V6 디젤은 VM 모토리에서 공급받는다. 페라리의 후광은 따듯했지만 그저 좋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위해서는 슬슬 그늘에서 벗어나야 할 때. 최근 공개된 미드십 쿠페 MC20과 신형 엔진 네투노에는 그런 마세라티의 야심이 담겨 있다. 



전기차 버전인 MC20 포르고레도 준비 중이다 


달라라와의 협업으로 개발해 

MC20의 얼굴은 누가 보아도 수퍼카 MC12와의 유사성을 확인할 수 있다. 툭 불거져 나온 타원형 흡기구는 사실 클래식 마세라티 경주차에서 영감을 얻은 것이다. 그 중앙에 자리 잡은 거대한 삼지창 엠블럼은 브랜드의 역사와 개성을 상징한다.



마세라티 오리지널인 V6 3.0L 트윈터보의 네투노 엔진. 프리챔버 기술을 사용했다 


보디라인에서 달라라 스트라달레가 연상되는 것은 실제 개발 작업에 달라라가 참여했기 때문. 달라라 풍동에서 2천 시간 이상 그리고 100여 가지 컴퓨터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을 통해 공력을 다듬었다. 모데나에서 1시간 거리에 위치한 달라라는 현재 F1 하스팀은 물론 F3 경주차를 거의 독점적으로 공급하는 세계 최고의 레이싱카 제작 업체. 부가티, 페라리, 포르쉐, 르노는 물론 알파로메오 4C 개발에도 깊숙이 관여했다. 업계 최고 전문가의 손길을 거친 보디라인은 군더더기 없이 날렵하며 리어윙은 뒷부분에 일체식으로 처리했다. 디퓨저는 의외로 두드러지지 않는다. 공기저항계수는 0.38 이하. 버터플라이 도어는 보기에 멋질 뿐 아니라 승하차성을 보장한다. 



달라라의 풍동에서 공력을 다듬었다 


운전자 중심의 실내는 고성능차로서의 기능성과 단순함 속에 마세라티다운 화려함과 최신 기술을 통합했다. 카본제 스티어링 휠에는 카본 패들 시프터와 엔진 시동, 런치 컨트롤 스위치를 모았다. 10인치 풀 모니터식 계기판은 원형 미터나 풀 디지털 등 다양한 화면 레이아웃이 가능하다. 스위치를 최소화하고 10인치 터치 모니터로 기능을 제어한다. 폭이 좁은 센터 터널에는 로터리식 드라이브 모드 셀렉터(GT/웨트/스포츠/코르사)와 변속 스위치, 파워 윈도, 오디오 컨트롤러를 배치했다. 편의 장비의 한계는 커넥티드로 해결한다. 스마트폰을 연결하면 알렉사나 내비게이션 등의 사용이 가능해진다.



주문제작 프로그램 푸오리 세리에를 활용하면 개성적인 색상과 옵션이 가능하다 


마세라티의 새로운 심장 ‘네투노’

MC20은 엔초 페라리 베이스로 개발했던 MC12 단종 후 15년 만에 선보이는 미드십 마세라티다. 10년 넘게 GT와 SUV만 만들던 마세라티가 정말 오랜만에 만드는 순수 스포츠카인 셈.

디자인에서는 MC12의 향기가 진하지만 덩치가 더크고 프로포션도 다르다. 측면 흡기구는 리어 펜더 위쪽으로 자리 잡고 있다. 쿠페 외에 톱을 제거할 수있는 스파이더 버전도 나온다.



다양한 레이아웃이 가능한 디지털 계기판 


달라라가 개발에 참여했다는 점에서 알파로메오 C4와도 통한다. 브랜드 이미지에 비해 카본 섀시 미드십 구성이 다소 버거웠던 알파로메오에 비해 마세라티에는 훨씬 잘 어울린다. 게다가 MC20은 V6 엔진으로 더 강력하다. 새로 개발한 ‘네투노’ 엔진이다. 네투노는 페라리 F154 V8에서 2기통을 잘라내고 일부 알파로메오 부품도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100% 마세라티 오리지널이라 주장하는 데는 F1에서 파생된 프리챔버 기술이 있다. 



카본 섀시와 미드십 구성의 MC20은 서킷 레이스에도 무척 어울려 보인다 


트윈 스파크 플러그와 두 개의 인젝터를 가지며 하나는 포트분사, 나머지는 연소실 천장에 거의 눕듯이 달렸다. 연소실 중앙 위쪽에 자리 잡은 스파크 플러그가 바로 이 엔진의 핵심이다. 플러그 바로 앞 작은 프리챔버(예비 연소실)에서 만들어진 화염이 좁고 긴 통로를 타고 나와 여섯 방향으로 퍼져 나간다. 프리챔버는 옛날에는 흔했지만 최근에는 거의 찾아보기 힘든 기술이다. 그런데 F1을 통해 그 효용성이 재조명되고 있다. 장점은 화염의 전파속도를 높여 빠른 연소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마세라티는 저회전에서의 불안정성을 포트분사와 별도의 스파크 플러그로 해결했다. 직분사 인젝터는 350바, 포트분사는 6바로 작동한다. V6 3.0L에 뱅크각 90°, 보어 88mm, 스트로크 82mm의 숏스트로크 타입이며 압축비는 11:1이다.



630마력의 강력한 엔진을 바탕으로 최고시속 325km가 가능하다 


트윈터보 과급으로 최고출력 630마력, 최대토크 74.5kg·m의 강력한 힘을 낸다. L당 출력은 무려 210마력. MC12의 V12 6.0L 엔진에 비해 출력이 살짝(9마력) 높고 터보 과급 덕분에 큰 토크를 훨씬 넓은 영역에서 뿜어낸다. 트윈터보에는 전자제어식 웨이스트게이트 밸브를 달았다. 드라이섬프 윤활 시스템은 ECU가 오일펌프를 상황에 맞추어 작동시킨다. 변속기는 ZF의 듀얼클러치식 8단. 기계식 LSD가 기본이고 전자식 디퍼렌셜을 옵션으로 준비했다.



간결하면서도 기능적이고 화려한 인테리어. 터치식 모니터와 스마트폰 연결을 통해 다양한 기능을 활용할 수 있다 


MC20을 통한 모터스포츠 활동도 기대

1.5t으로 무게를 억제한 MC20은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 가속에 2.9초, 시속 200km까지 8.8초밖에 걸리지 않는다. 최고시속은 325km. 아우디 R8이나 포르쉐 911 터보에 필적한다. 서스펜션은 앞뒤 모두 더블 위시본에 안티 롤바 조합. 앞쪽에는 리프터를 장착할 수 있다. MC20은 EV 버전이 함께 개발되고 있다. 전기로 움직이는 마세라티에는 번개를 뜻하는 이탈리아어 포르고레(Folgore)가 붙는다. 아직 상세 정보는 없지만 네바퀴 굴림이며 최고속도에서 약간 손해를 보는 대신 V6 버전보다 가속력에서 뛰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MC20 공개 때 함께 전시된 섀시에는 ZF제 모터 드라이브 유닛이 달려 있었다. 모터는 앞 1개, 뒤 2개로 적극적인 토크벡터링이 가능하다. 마세라티는 80년 넘게 사용해 온 비알레 시로 메노티 공장에 MC20을 위한 생산 라인을 마련했다.



 

새로운 친환경 페인트 부스에서 6가지 색상을 입힌다. 아울러 푸오리 세리에(Fuori Serie) 서비스도 제공한다. 이 프로그램을 통하면 별도의 주문 컬러나 스트라이프 무늬 등 다양한 어레인지가 가능해 주문자의 개성을 최대한 반영할 수 있다. MC20이라는 이름에서 MC는 Maserati Corse의 이니셜. 마세라티 레이싱이라는 뜻이다. 그이름대로 MC12는 다양한 레이스에서 활약했다. MC20이 MC12의 직계 계승자는 아니지만 MC라는 이름을 물려받았다는 사실만은 분명하다. 그룹 내페라리나 알파로메오가 F1 팀을 운영하는 것에 비해 최근 마세라티의 모터스포츠 활동은 거의 없었다.

MC20의 등장이 이런 흐름을 바꿀 수 있을까? 덩치큰 그란투리스모 GT3에 비해 달라라에서 설계한 카본 섀시와 F1 기술을 투입한 네투노 엔진은 훨씬 서킷에 어울려 보인다. 마세라티가 서킷으로 돌아올 날을 많은 팬들이 고대하고 있다.


글 이수진 편집장 사진 마세라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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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택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