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F1 시리즈, 제 8전 이탈리아 그랑프리

제8전 이탈리아 그랑프리 


(10월호-3)



 

파란의 이탈리아 GP에서 가슬리 승리

스페인과 벨기에에서 해밀턴의 연승 행진이 이어졌다. 제8전 이탈리아 그랑프리에서는 모두의 예상을 깨고 가슬리가 생애첫 우승. 해밀턴이 피트인 규정 위반으로 10초 페널티를 받았고 페르스타펜은 리타이어했다. 보타스까지 부진한 가운데 가슬리, 사인츠, 페레스가 시상대를 차지했다.



이탈리아 그랑프리 스타트. 메르세데스 외에 맥라렌의 기세가 좋았다 


제8전 이탈리아 그랑프리

9월 5일 토요일. 몬자 서킷(5.793km)에서 이탈리아 그랑프리 예선이 시작되었다. 기온 28℃, 노면온도 45℃의 무더운 드라이 컨디션. 원래 벨기에에서 도입 예정이던 엔진 모드 변환 금지 규정이 드디어 시행되었다. 예선 전용의 고출력 모드를 사용하거나 경기 중 모드를 바꾸며 출력과 내구성 사이에서 줄타기 하는 것이 불가능해졌다.



페라리는 몬자에서 Q2 진출을 걱정해야 했다  


몬자 특유의 예선 광경은 여전했다. F1을 대표하는 고속 서킷 몬자는 다른 차를 뒤따를 때 공기저항이 줄고 끌어주는 토우 효과(슬립스트림 혹은 드래프팅)까지 더해져 기록이 확연히 단축된다. 대부분의 예선에서 선수들은 클린 에어를 달리기 위해 노력하지만 몬자는 뒤따라 달리기 위한 눈치싸움이 치열하다. 그러다가 아예 타임어택 기회를 놓치는 경우도 흔하다. Q1 해밀턴이 1분 19초 539로 잠정 톱. 보타스와 페레스, 사인츠가 뒤를 이었다.



알본과 조비나치의 브레이크 경쟁 


알본과 가슬리는 코스를 살짝 벗어나 기록을 인정받지 못했다. 페텔이 17위, 르클레르도 아슬아슬했다. 페라리 듀오는 홈그라운드에서 Q2 진출을 걱정해야 했다. 3분을 남기고 다시 어택. 메르세데스 듀오는 미디엄을 끼고도 여전히 빨랐다. 너무 많은 차가 한꺼번에 몰려든 데다 눈치싸움이 치열하다 보니 몇몇은 어택에 실패. 그로장과 페텔, 조비나치, 러셀, 라티피가 떨어졌다.



10위를 차지한 페레스 


Q2에서는 모든 차가 소프트로 나섰다. 보타스가 1분 19초 417, 곧이어 해밀턴이 1분 19초 092로 코스 기록을 갈아치웠다. 사인츠, 페르스타펜이 뒤를 이었다. 3분여 남기고 우르르 몰려나와 다시 눈치싸움을 시작했다. 르노 듀오가 선행을 택했는데, 리카르도가 자갈밭을 밟고 타임어택을 포기. 마그누센의 코스아웃으로 황기가 나왔다. 크비야트, 오콘, 르클레르, 라이코넨, 마그누센이 떨어져 나갔다.

Q3에서 해밀턴이 가장 먼저 코스인하고 레드불 듀오가 뒤따랐다. 해밀턴이 1분 18초 887로 서킷 랩타임 기록을 다시 경신했다. 개인통산 94번째 폴포지션이다. 그 뒤로 보타스, 사인츠, 페레스, 페르스타펜, 노리스, 리카르도, 스트롤, 알본, 가슬리 순이었다.



사고 수습을 위해 경기가 잠시 중단되었다  


티포시 없는 몬자에서 페라리 조기 퇴근

9월 6일 일요일 오후 3시 10분. 이탈리아 그랑프리 결승을 앞둔 몬자 서킷(5.793km×53랩=306.720km)은 기온 28℃, 노면온도 45℃의 드라이 컨디션. 상위 그리드는 모두 소프트였고 크비야트와 페텔은 하드를 끼워 제1 스틴트를 길게 잡았다. 스타트와 동시에 해밀턴이 맹렬히 튀어나가고 사인츠가 2위로 올라섰다. 노리스도 출발이 좋아 보타스를 노렸다.



최근 르노팀은 전투력이 다소 상승한 모습이다  


1코너 진입 때 가슬리에 근접한 알본이 튕겨져 나갔다. 보타스는 노리스와 페레스에게 연이어 추월을 허용하며 6위로 하락. 혹시 펑크인지 팀에 물었지만 타이어 압력이나 프론트 윙은 괜찮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8위까지 밀렸던 페르스타펜이 스트롤을 제쳐 7위. 15위까지 떨어진 알본은 페널티까지 받아 초반부터 경기를 망쳤다. 페텔은 리어 브레이크 과열로 6랩에 스톱. 9랩에 해밀턴이 선두고 맥라렌의 사인츠와 노리스가 그 뒤를 뒤쫓았다. 페레스, 리카르도, 보타스, 페르스타펜, 스트롤, 오콘, 가슬리가 4~10위. 17랩. 알본에게 추월당한 르클레르가 닳아버린 소프트 대신 하드를 끼웠다. 마그누센이 머신 트러블로 차를 멈추었다.



페텔이 경기 초반에 브레이크 트러블로 리타이어했다  


오일을 치우기 위해 세이프티카 등장. 많은 차가 피트로 몰려들 타이밍이지만 경주차를 치우려 잠시 피트레인 입구가 폐쇄되었다. 무전으로 이를 통보받은 차들이 그대로 코스를 달렸다. 그런데 해밀턴과 조비나치가 아슬아슬한 타이밍에 피트로 향했다. 결국 이 둘에게 10초 스톱&고 페널티가 내려졌다. 일방적일 것 같던 이탈리아 그랑프리의 흐름이 갑자기 요동쳤다. 

24랩에 경기가 재개되었다. 르클레르가 파라볼리카 출구에서 컨트롤을 잃고 타이어 방호벽을 들이박았다. 티포시 사라진 몬자에서 페라리의 동반 리타이어다. 꽤 큰 사고였기 때문에 적기가 나오고 경기 중단. 차들이 피트로 들어갔다.



연이은 사고와 혼란 속에서 가슬리가 우승컵을 가져갔다  


우승 후보들에 불운이 닥치다

27분 후 다시 그리드에 늘어서 스탠딩 스타트로 경기를 재개했다. 해밀턴이 가장 앞서고 이번에는 가슬리가 2위다. 스트롤이 바리안테(4, 5 코너)에서 코스아웃. 해밀턴이 페널티를 소화하기 위해 피트로 들어가자 가슬리가 선두가 되었다. 라이코넨과 조비나치, 사인츠, 스트롤, 노리스가 뒤를 이었다. 10초를 소화한 해밀턴이 하드 타이어를 끼고 대열 꽁무니로 붙었다. 조비나치가 31랩째 페널티 소화를 위해 피트인. 페르스타펜은 문제가 생긴 차를 개리지에 넣고 경기를 포기했다. 우승 후보 대부분이 불운에 시달렸다. 보타스마저 평소와 다른 페이스로 6위에 묶여 있다.



생애 첫 우승을 차지한 가슬리. 사인츠와 스트롤이 2, 3위였다  


34랩 1 코너에서 사인츠가 라이코넨을 제쳐 2위로 올랐다. 스트롤도 라이코넨을 노려 3위로 부상. 라이코넨은 노리스에 이어서 보타스의 추격을 받았다. 제아무리 홈그라운드라도 페라리 파워유닛의 빈약한 출력을 해결해 주지는 못했다.

40랩에 해밀턴이 알본을 제쳐 14위. 러셀, 그로장, 라티피를 추월하더니 47랩에는 라이코넨도 제쳐 득점권에 들었다. 선두 가슬리와 2위 사인츠의 추격전이 치열했다. 섹터 1, 3에서는 사인츠가, 섹터 2에서는 가슬리가 빠르다. 2.5초 차이에서 속 시원히 도망가지도, 거리를 좁히지도 못했다. 이제 남은 경기는 10랩.



24년만의 프랑스 드라이버 우승이었다 


48랩이 되자 사인츠가 1.5초까지 거리를 좁혔다. DRS 가동이 가능하다면 추월도 불가능하지는 않다. 사인츠가 최종랩 메인 스트레이트에서 드디어 DRS를 가동. 추월 기회는 앞에 보이는 1 코너뿐이다. 사인츠는 추월에 실패했고 가슬리는 실수 없이 달렸다. 가슬리는 파라볼리카 앞에서 토우 효과를 없애려 좌우로 움직였다. 결국 혼란의 이탈리아 그랑프리에서 가슬리가 가장 먼저 체커기를 받았다. 개인통상 첫 번째 승리. 알파타우리 팀에게는 2008년 이탈리아에서 페텔이 우승한 후 12년만이다. 아울러 혼다와 알파타우리(구 토로로소)가 함께한 지 딱 50 경기 만에 거둔 쾌거이기도 하다. 사인츠와 스트롤이 시상대를 채웠고 노리스, 보타스, 리카르도, 해밀턴, 오콘, 크비야트, 페레스가 득점권을 마무리했다.



 


가슬리, 몬자에서 생애 첫 우승

가슬리는 시상식이 끝난 후에도 한동안 내려오지 않고 여운에 잠겨 있었다.

“믿을 수 없습니다. 솔직히 말이 안 되죠.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이해하기 힘들었어요. 저의 첫 F1 승리입니다. 몇 달 전 브라질(2019년 11월 브라질에서 2위)에서 처음으로 시상대에 올랐습니다. 그리고 오늘은 이탈리아 팀인 알파타우리로 몬자에서 첫 승리를 거두었죠. 더 이상 좋을 수가 없습니다. 이보다더 좋은 우승은 바랄 수 없을 지도 모릅니다. 시상대를 떠나고 싶지 않았습니다.

이런 기쁨을 언제 또 누릴 수 있을지 모르니까요. 티포시가 관람석에 가득 차있었다면 더 좋았을 텐데……” 가슬리는 경기 후 수많은 축하 인사에 시달렸다. 그중에는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있었다. 무려 24년 만에 F1 시상식에서 프랑스 국가가 울려 퍼진 데감격한 대통령이 직접 전화를 걸었다. F1에서 프랑스 드라이버 승리는 1996년 모나코에서 우승한 올리버 파니스가 마지막이었다. 이후 오랫동안 프랑스 드라이버의 우승을 볼 수 없었다.



글 이수진 편집장 사진 알파타우리레드불메르세데스페라리르노레이싱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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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택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