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모터스포츠 WTCR, 벨기에 졸더에서 시즌 개막

현대, 불평등 항의하며 독일 라운드 불참

WTCR, 벨기에 졸더에서 시즌 개막


 

WTCR은 원래 오스트리아에서 개막될 예정이었지만 잘츠부르크링이 취소를 통보하는 바람에 갑작스럽게 벨기에 졸더로 무대가 변경되었다. BoP 조정과 표준 ECU 도입에 따라 경쟁력이 크게 떨어진 현대는 이에 대한 항의의 의미로 제2 라운드 독일에 참가하지 않았다. 


 

개막전 두 번째 경기에서는 시안 레이싱이 원투, 시안 퍼포먼스 3위로 링크&Co 세력이 시상대를 독차지했다 


WTCR은 길거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양산차로 서킷에서 실력을 겨룬다는 점이 매력이다. WTCR은 2018년 출범했다. 기존 WTCC가 너무 고비용화된 데 반성하며 비용 절감을 위해 새롭게 만들어진 TCR 규정으로 눈을 돌린 것이다.

현대는 C 세그먼트 해치백인 i30를 베이스로 경주차를 개발해 이치열한 전쟁터에 뛰어들었다. 그리고 첫해부터 놀라운 성적을 쏟아냈다. 2018년 BRC팀의 가브리엘 타르퀴니가 드라이버즈 챔피언에 올라 현대에게 처음 세계 모터스포츠 정상의 자리를 선사했다. 함께 i30 N TCR을 사용하는 M-레이싱이 팀 챔피언이 되어 현대가 양대 타이틀을 독식했다. 이듬해에도 BRC의 노르베르크 미켈리즈가 드라이버즈 챔피언에 오르며 활약했다.


 

9월 12일 졸더에서 WTCR 개막전이 열렸다 


급하게 새로 짠 2020년 캘린더

이번 시즌 WTCR은 원래 4월 5일 모로코 마라케시를 개막전으로 헝가리, 독일, 슬로바키아, 포르투갈, 스페인, 중국, 한국, 마카오, 말레이시아의 10개 라운드, 30개 레이스가 예정되어 있었다. 하지만 코로나가 모든 것을 바꾸어 놓았다. WTCR는 9월 12~13일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링을 개막전으로 하는 새로운 캘린더를 짰다. 그런데 코로나 확산을 걱정한 잘츠부르크링 측에서 갑작스럽게 경기 불가를 통보하는 바람에 개막전 무대를 급하게 벨기에 졸더로 변경하는 해프닝이 있었다.

새로운 캘린더는 9월 12~13일 벨기에를 시작으로 독일, 슬로바키아, 헝가리, 스페인, 이탈리아 순으로 진행된다. 6개 라운드 15개 레이스로 지난해에 비해서는 확연히 줄었다. 그래도 9주 만에 모두 치르기에는 촉박한 일정이다. 라운드 당 3개였던 레이스를 2~3개로 줄고 예선도 한번씩만 치른다. 대신 경기 길이는 다소 늘어난다.


 

개막전은 원래 잘츠부르크링에서 열릴 예정이었지만 갑작스럽게 불가 통보를 함에 따라 벨기에 졸더로 변경되었다 


올 시즌 달리게 되는 서킷들

새로이 개막전 무대로 결정된 졸더 서킷은 2010년과 2011년 WTCC 벨기에 라운드를 개최했기에 WTCR과 인연이 있다. 1963년 문을 열어 70~80년대 F1 벨기에 그랑프리의 무대가 되었다. 2~4 라운드인 뉘르부르크링, 슬로바키아링, 헝가로링은 지난해 그대로. 독일 뉘르부르크링은 오래된 노르트슐라이페와 GP 코스의 복합 코스로 한 랩이 25km를 넘기 때문에 3랩이면 한 경기가 끝난다. 뉘르부르크링 24시간의 서포트 경기로 5월에 예정되어 있었지만 함께 9월로 연기되었다. 슬로바키아 브라티슬라바 공항 인근에 자리 잡은 슬로바키아링은 2009년 완공된 비교적 신생 코스. 1주 5.922km이며 전체적으로 삼각형을 이룬다. F1 헝가리 그랑프리의 무대이기도 한 헝가로링은 타이트한 코너와 급제동 구간이 많아 추월이 어렵기로 악명이 높다. 이 때문에 ‘빌딩 없는 모나코’로 불린다.


 

WTCR은 C 세그먼트 양산차를 개조해 경주차를 만든다 


스페인 라운드는 WTCC 시절(2005~2012)에는 모두 발렌시아에서 열렸다. 이번에는 아라곤 서킷이 무대다. 스페인 아라곤주 알카니즈에 위치한 모터랜드 아라곤은 F1 서킷 설계로 유명한 헤르만 틸케의 손길이 닿은 5.345km 코스다. 최종전 이탈리아 라운드가 열리는 아드리아 인터내셔널 레이스웨이의 경우 1주 2.702km의 콤팩트한 테크니컬 코스. FIA GT와 DTM, F3 유로 시리즈 등을 유치한 경험이 있다.


 

베르통의 뒤를 따르는 현대 세력의 미첼리즈와 엥슬러. 레이스 2에서 미첼리즈 8위, 앵슬러 10위였다 


굿이어 타이어와 무게 보상 등 변화

올해의 WTCR은 대폭적인 규정 변경은 없다. 하지만 세부적인 변화는 적지 않다. 코로나 사태로 각 팀의 크루를 줄여야 하는데, 이는 비용 절감의 의도도 있다. 차량 1대 당 크루 6명까지만 등록할 수 있으며 실제 작업은 차 1대 당 5명으로 제한된다. 한 시즌에 사용할 수 있는 터보차저도 4개로 줄었다.

2010년 WTCC 이후 사라졌던 루키 카테고리가 부활한다. 23세 이하이면서한 시즌 전 3개 레이스 이하로 출전했던 신인 클래스다. 개막전에서 루키는 현대팀 루카 엥슬러 외에 질 마그누스, 벤스 볼디즈, 잭 영 등 4명이었다.

타이어가 요코하마에서 굿이어로 변경된 점은 차량 세팅에 적잖은 영향을줄 것이다. 경주차와 관련된 가장 큰 변화는 무게 보상에 대한 내용이다. 기존에는 예선과 경기 중 랩타임에 기반을 두었지만 이제부터는 예선 기록만을 따진다.


뉘르부르크링 24시간의 서포트 레이스로 열린 독일 라운드. 현대는 불평등에 대한 항의로 불참을 선언했다  


참가팀에도 변화가 있다. 폭스바겐이 골프 GTI TCR에 대한 워크스 지원을 중단함에 따라 세바스티앙 로브 레이싱(SLR)이 떠났다. 폭스바겐은 내연기관 대신 전기차 레이스에 집중하기로 했다. 아우디 역시 후속 지원을 중단하지만 엔트리는 유지했다. 같은 그룹 내의 세아트 역시 프라이비트팀에 대한 지원을 중단했지만 대신 신차 레온 콤페티시옹 TCR을 투입했다. 지난해 쿠프라를 썼던 PWR 레이싱이 빠지고 헝가리의 젱고 모터스포츠가 레온으로 참가한다.

지난해 챔피언 팀인 시안 레이싱은 이반 뮐러, 얀 엘라셔, 테드 비요르크를 그대로 엔트리했다. 현대팀의 가장 강력한 라이벌이다. 그밖에 르노 메간 RS TCR을 투입하는 부코빅 모터스포츠, 알파로메오 줄리에타를 사용하는 팀 뮬산, 혼다 시빅으로 출전하는 뮈니히 모터스포츠 등이 있다.


 

비요르크와 타시의 치열한 3위 쟁탈전 


더욱 밀도를 높인 현대 진영

현재 WTCR 최강인 현대는 여전히 2팀 4대 체제이면서 다소 변화가 있다. 지난해에는 BRC 혼자 2개 팀을 구성해 4대의 경주차를 관리했지만 2대 체제로 압축하고, 새로이 엥슬러 모터스포츠를 결성했다. 타르퀴니와 미첼리즈는 BRC 현대 N 루크오일 스콰드라 코르세로 엔트리 한다. 이탈리아의 BRC는 현대 WTCR 활동의 강력한 파트너. 노버트 미첼리즈는 디펜딩 챔피언이며 노장 타르퀴니는 지난해 8위였지만 2018년도 챔피언이다. 엥슬러 현대 N 리퀴몰리 레이싱 팀은 비교적 젊은 드라이버들로 꾸렸다. 닉 카츠베르크는 지난해 BRC 루크오일 레이싱에서 풀 시즌 i30 N TCR을 몰았다. 루카 엥슬러는 독일과 아시아 TCR 시리즈에서 i30N TCR을 탄 것을 인연으로 WTCR 마카오전에 단발 출전했었다. 모체가 되는 엥슬러 모터스포츠는 2005~2012년에 WTCC에서 활약하며 2011년 챔피언에 오르기도 한 강팀이다.

BRC의 가브리엘 리조 감독은 팀 전원이 WTCR 복귀하기를 바라고 있다면서 “짧은 기간에 6개 이벤트를 소화하는 것은 확실히 힘들겠지만 착실하게 준비했습니다. 개정된 달력에는 새로운 서킷이 포함되어 있으며 특히 우리의 홈 레이스가 될 아드리아 인터내셔널 레이스웨이에서 스릴 넘치는 최종전을 고대하고 있습니다. 현대 i30 N TCR로 또다시 성공적인 시즌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라고 밝혔다.


 

아우디 등 일부 차가 C-ECU 도입을 유예받았다 


벨기에 졸더에서 치러진 개막전

9월 10일 공식 테스트를 시작으로 개막전 벨기에가 시작되었다. 현대의 출발은 다소 부진했다. 9월 13일 일요일. 졸더에서 열린 레이스 1에서는 네스토 지로라미(혼다), 레이스 2에서는 얀 엘라처(링크&Co)가 우승을 가져갔다. 현대 진영은 예선 Q1에서 엥슬러팀 듀오와 타르퀴니가 12위에 들지 못해 Q2 진출에 실패했다. 미첼리즈는 Q2에 들었지만 톱5만 겨루는 Q3에는 나가지 못했다. 레이스 1에서 미첼리즈가 11위, 타르퀴니 15위였고 엥슬러 12위, 카츠베르크 14위에 머물렀다. 레이스 2에서는 같은 시안 레이싱의 이반 뮐러, 시안 퍼포먼스의 산티아고 우르티아가 1-2-3로 시상대를 독점했다. 현대 세력은 레이스 1보다는 조금 나아서 미첼리즈, 카츠베르크, 엥슬러가 8~10위였다. 타르퀴니는 이번에도 15위.

개막전 결과에 따라 얀 엘라처가 드라이버즈 포인트 선두가 되었고 지로라미, 뮐러, 우르티아, 마그누스 순이었다. 팀 포인트에서는 시안 레이싱을 선두로 시안 퍼포먼스, 뮈니히 모터스포츠, 컴투유 DHL 팀아우디 스포츠 순. 엥슬러 현대와 BRC 현대는 5, 6위에 머물렀다. 루키 클래스에서는 나다니엘 베르통이 가장 앞서 나갔다.


독일 레이스 2에서는 비가 내려 웨트 컨디션에서 진행되었다  


현대 불공정 항의하며 독일 라운드 불참

9월 24~25일 독일 뉘르부르크링에서 열린 2라운드 더블헤드에서는 뮈니히 모터스포츠의 에스테반 괴리에리(혼다 시빅)와 링크&Co의 얀 엘라셔가 각각 1승씩을 챙겼다. 젖은 노면에서 세이프티카 리드로 시작된 레이스 1에서 2 그리드의 괴리에리가 첫 랩 아렘베르크 코너에서 바깥쪽으로 뮬러를 제쳐 선두가 되었다. 다시 비가 내려 컨디션이 나빠진 레이스 2에서는 엘라셔가 폴포지션의 지로라미를 제치고 우승했다. 되팅겐 회헤 직선로에서 드래프팅을 성공시킨 엘라셔가 선두로 올라섰다. 타시와 격렬한 3위 싸움에서 승리한 비요르크는 지로라미까지 잡아 링크&Co가 원투 피니시했다.

현대는 이번 라운드에서 불참했다. 지난해 드라이버즈 챔피언인 현대는 BoP(balance of performance)의 일환으로 엔진 출력을 95%로 낮춘채 이번 시즌을 시작해야 했다. 개막전에서 부진해 이번 라운드에서는 97.5%로 한 단계 회복되긴 했지만 아예 독일 라운드 레이스에 나서지 않기로 했다.



독일 레이스 1에서는 뮈니히 모터스포츠의 괴리에리가 우승, 뮐러와 엘라셔가 2, 3위를 차지했다  


아다모 감독은 다음과 같이 이유를 밝혔다. “노르트슐라이페에서의 주말, 우리 커스터머 두 팀(BRC, 앵슬러)은 참전하지 않기로 했다. 우리는 현재 라이벌들과 동등한 취급을 받지 못하고 있으며 환영받지 못한다고 느낀다. 우리의 이번 결정은 뉘르부르크링 24시간에는 해당되지 않는다.”

이번 사태는 2018년 결의되어 이번 시즌부터 도입된 표준형 ECU(CECU)가 도화선이 되었다. 마니에티 마렐리에서 공급하는 표준 ECU에 대해 일부 메이커에서 시간이 부족하다며 유예를 요청했다. 아우디 RS3, 르노 메간, 알파 줄리에타 등이 무게 추를 더하는 대신 도입을 유예 받으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가뜩이나 BoP 때문에 출력을 낮추었는데, ECU 문제까지 겹쳐 성적이 바닥을 치자 초강수를 둔 것. 현대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오토 차이나(10월 1~5일)를 통해 내년 투입할 신형 엘란트라 N TCR을 공개했다.



 

글 이수진 편집장 사진 링크&Co, 아우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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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택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