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언제나 포르쉐, PORSCHE TAYCAN 4S

나는 언제나 포르쉐, PORSCHE TAYCAN 4S



 

나는 포르쉐가 좋다. 갑작스러운 고백이지만 여러분도 공감하시리라. 우리처럼 차 좋아하는 사람들 중 그 누가 포르쉐를 아니 좋아할까. 자, 그럼 우리는 왜 포르쉐를 좋아할까? 첫 번째, 911이라는 걸출한 스포츠카의 제조사라는 점. 다음으로 뿌리 깊은 모터스포츠 정신을 지니고 카이엔, 파나메라 등 승용 라인업에까지 기어이 스포츠카 DNA를 심어놓는다는 점을 들 수 있다. 

그렇다. 포르쉐는 스포츠카를 만드는 회사다. 지금까지 수준 높은 기술력을 과시하며 독보적인 영역을 구축해왔다. 그리고 이제는 전기차 타이칸으로 EV 시대에도 그 자리를 유지하고자 한다. 과연 포르쉐에서 만들면 전기차도 다를 수 있을까?



네 명이 타면서도 매끄러운 루프라인을 완성했다 


도로 위의 UFO

우리는 스포츠카의 어떤 점에 열광할까. 아름다운 디자인, 뛰어난 운동성능, 발군의 내구성, 정밀한 컨트롤, 덕분에 얻게 되는 신뢰성, 여기에 가슴을 울리는 사운드까지. 이 모든 것이 어우러져 스포츠카에는 여타의 자동차들과 다른 아우라가 흐른다. 우리의 눈과 귀를 사로잡고 때로는 영감과 희열을 주기도 하는 존재. 그래서일까? 자동차 마니아라는 우리 마음속에는 스포츠카 하나씩은 자리 잡기 마련이다. 

자, 그럼 타이칸이 과연 스포츠카의 덕목을 충족하고 우리 마음속에도 자리를 잡을 수 있을지 꼼꼼히 살펴 볼 시간이다.



 

디자인부터 보자. 낮고 넓은 스탠스, 비율부터가 영락없는 스포츠카다. 전기차 설계의 기본인 바닥 배터리팩과 콤팩트한 모터 패키징의 이점을 적극 활용해 앞뒤 라인을 군더더기 없이 매끈하게 다듬었다. 도로 위를 달리면 더욱 특별한 존재감을 드러낸다. 바닥에 닿을 것 같은 최저지상고와 검게 칠한 하부 패널들 덕분에 타이칸은 마치 도로에 붙은 채로 달리는 것 같다.

이 기이한 착시효과를 보고 있으면 저절로 ‘도로 위의 UFO’라는 표현이 떠오른다.



 

타이칸의 전면은 낮은 앞코와 4점식 LED를 통해 포르쉐의 대표 이미지인 개구리가 자연스레 연상된다. 후면은 1자형 테일램프로 최신 911의 디자인을 고스란히 담아냈다. 속도에 맞춰 오르내리는 리어 스포일러는 최신 스포츠카의 전형이다. 측면을 보면 뒤쪽 승객을 위해 허리가 길쭉해진 것을 볼 수 있다. 그럼에도 매끄럽게 떨어지는 루프 라인은 여느 쿠페들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아름다운 루프라인을 위해 희생된 뒷자리 머리 공간은 글라스 루프로 개방감을 높였다. 911 설계 당시 부치 포르쉐가 꿈꿨던 실내공간은 이런 것이 아니었을까.



등, 허리, 엉덩이, 팔, 다리의 포지션 모두 완벽 


실내로 들어와 운전석에 앉아보면 각종 정보 창들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계기판의 16.8인치 커브드 디스플레이를 비롯해 10.9인치 센터 디스플레이, 공조계 컨트롤러와 조수석 앞의 정보 화면까지 실내는 온통 디스플레이의 향연이다. 운전 자세는 그야말로 완벽하다. 낮고 안정감 있는 시트에 탁 트인 전방 시야, 품 안에서 마음껏 돌릴 수 있는 스티어링 휠까지. 역시 스포츠카 제조사답다.



 

포르쉐의 선명한 목표

이번 시승차는 최고출력 571마력 사양의 ‘퍼포먼스 배터리 플러스’. 차체 앞뒤에 모터를 각각 하나씩 얹고 네바퀴를 굴린다. 론치컨트롤 작동 시 0→100km/h 가속에 4초, 최고속도는 250km/h다. 고정 기어비라 고속 능력이 떨어지는 전기차의 고질적인 문제는 뒤쪽에 2단 변속기를 달아 해결했다. 배터리 용량 93.4kWh를 바탕으로 주행 가능 거리는 289km(공인). 경쟁 모델로 꼽히는 테슬라 모델 S에 비해 짧지만 테슬라와는 접근 방식이나 설계 이념이 다른 차임을 알 필요가 있다.



뛰어난 몰입감을 자랑하는 커브드 디스플레이 


에너지 회생제동 시스템이 좋은 예다. 전기차인만큼 회수 할 수 있는 에너지를 최대한 활용하면 주행거리 향상에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타이칸은 그런 노력에 관심이 없다. 오로지 달리는 감각에 집중하는 것, 그리고 항상 동일한 컨디션으로 다시 잘 달리는 것. 포르쉐가 전기차에 갖는 접근방식은 이렇다.



양쪽 앞바퀴 뒤에 하나씩 자리 잡은 충전 포트. 그중 800V 급속충전이 가능한 건 오른쪽이다 


또한 이들은 제원 수치에 있어서도 보수적인 포르쉐 스타일을 고수하는데, 예를 들면 0→100km/h 테스트 시 실측 결과가 제원표 보다 빠른 경우가 그것이다. 타이칸도 마찬가지다. 시승 시작 전 계기판에 표시된 숫자는 400km 언저리. 실제 주행거리도 고속과 와인딩을 병행하고서도 300km 가까운 수치를 달성했다. 전비 저하가 눈에 띄는 환경에서 달성한 수치이니 실제 주행가능거리에 대해서는 염려할 필요가 없겠다.



 

시승코스 중간지점. 불현듯 내던져진 이화령 고갯길에서 타이칸의 코너링 실력을 살펴볼 수 있었다. 스포츠와 스포츠 플러스 모드를 번갈아 사용했으며, 키포인트는 다이내믹한 감각을 연출하는 방식에 차이가 있다는 것. 두 모드 다 후륜에 트랙션을 집중시키지만 스포츠모드에서는 선로를 따라 움직이듯 안정감 있었던 반면, 스포츠플러스에서는 뒷바퀴가 코너 바깥쪽으로 흐르며 훨씬 다이내믹한 주행이 가능했다. 그리고 놀라웠던 점은 고출력 전기차 특유의 피칭이 없다는 것.



 

즉각적으로 발생되는 토크 때문에 차체가 앞뒤로 들썩일 법도 했지만 실내의 안정감은 시종일관 유지됐다. 통합형 포르쉐 4D 섀시 컨트롤에 담긴 서스펜션, 토크 벡터링, 섀시 컨트롤(PASM, PTV Plus, PDCC Sport) 기술들이 보인 마법 같은 움직임이었다.

여기에 화룡점정으로 포르쉐 일렉트릭 사운드 시스템이 내연기관의 배기음 대신 속도에 맞춘 모터음으로 속도감을 고조시켰다.



 

포르쉐가 보여주는 스포츠카의 미래

아이폰 등장 이후 시장 변화에 빠르게 적응한 회사들은 살아남고 그렇지 않은 노키아, 블랙베리 등은 규모에 상관없이 도태됐다.

자동차 시장도 마찬가지. 사회 전반의 인프라와 기술적 한계로 스마트폰 생태계 같은 급변을 맞이하진 않겠지만 테슬라 등장 이후 패러다임 전환은 분명해졌다. 변하지 않으면 도태된다. 우리에게 어떤 미래가 오든 그 환경에 적응해야만 생존할 수 있다.



우주선을 방불케 하는 타이칸의 콕핏 


포르쉐도 마찬가지다. 박스터와 카이엔. 더 나아가 파나메라, 마칸까지 생존의 산물이다. 포르쉐가 살아야 911도 산다. 이제 EV 시대를 앞두고 그 역할과 책임이 타이칸에게 맡겨졌다.

당연하게도 포르쉐는 첫 번째 단추를 제대로 끼워냈다. 타이칸은 스포츠카로서의 덕목을 훌륭하게 충족시켰다. 수평대향 6기통 대신 전기 모터와 배터리를 얹었음에도 포르쉐 엠블럼에 어울리는 존재다. 당신에게 감동과 재미를 주기 충분한, 완전히 새로운 스포츠카의 등장이다.




글 신종윤 기자 사진 포르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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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택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