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을 뛰어넘는 클래식의 매력. MORGAN PLUS FOUR

세월을 뛰어넘는 클래식의 매력

MORGAN PLUS FOUR



1950년 태어나 70년간 생산되던 모건 +4의 후속 모델이 나왔다. 발음은 같으면서 표기가 달라졌다. 구별이 힘든 외모와 달리 뼛속까지 달라진 최신형이다. 알루미늄 섀시를 도입했으며 디지털 모니터와 에어컨 등 편의장비도 보강했다. 모건의 상징인 목재는 여전히 차체에 사용된다. 기존 포드 엔진을 BMW의 최신 4기통 2.0L 직분사 터보로 바꾸어 255마력의 출력과 함께 뛰어난 효율과 친환경성능을 확보했다.


최신, 최첨단이 난립하는 속에서도 고풍스러운 매력으로 사랑받는 존재들이 있다. 영국의 모건은 1910년 핸리 프리데릭 스텐리 모건에 의해 창업되어 오늘날까지 소규모 스포츠카 제조로 명맥을 이어왔다. 대부분의 자동차 메이커가 시대 흐름과 기술 발전에 적응해 왔지만 모건은 마치 반세기 전에 머물러 있는 듯하다. 아버지의 색 바랜 사진첩 속에 등장할 것 같은 클래식한 외모와 목재를 사용하는 고풍스런 구조를 여전히 고집한다.




영국은 목재를 다루는 데 있어 매우 뛰어난 나라다. 오죽하면 2차 대전 중에 조달이 힘들어진 알루미늄을 대신해 나무로 비행기를 만들었을까. 가벼운 무게에 쌍발 엔진을 갖춘 드 하빌렌드 모스키토는 당시 전투기 수준의 스피드를 지닌 폭격기로 맹활약을 떨쳤다. 물론 자동차나 비행기를 나무로 만들던 시절도 있었다. 하지만 가공 기술의 발전으로 튼튼한 금속이 주류가 되자 가볍고 가공하기 쉽지만 강성이나 내구성이 높지 않은 목재는 자동차의 실내 장식 등 한정적인 용도로 남겨졌다. 오늘날에도 차체에 목재를 사용하는 모건은 매우 희귀한 케이스다.



전통을 유지하면서도 소소하게 개선을 이루어 낸 인테리어. 스티어링 휠과 다기능 모니터 등의 변화가 눈에 띈다


외모는 그대로, 알루미늄 섀시 도입

목재를 뼈대로 쓰는 것은 아니다. 금속으로 뼈대를 삼고 그 위에 나무로 틀을 차 알루미늄 표피로 외형을 만든다. 오랫동안 스틸 래더 프레임을 사용해 온 모건은 2001년 에어로8을 통해 알루미늄 섀시를 도입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차체 구석구석에 목재를 사용한다. 질 좋은 나무판을 휘고 접합한 후대패질로 가공하는 모습은 흡사 가구 공장을 방불케 한다.



플러스 식스와 같은 기술을 사용하는 CX제네레이션 섀시는 스틸 래더 프레임을 알루미늄으로 교체했다


플러스 포는 지난 3윌 취소된 제네바 모터쇼에서 공개할 예정이던 모건의 최신작이다. 여기에 사용된 섀시는 2019년 공개된 플러스 식스와 동일한 구성으로 모건에서는 CX 제네레이션 알루미늄 섀시라 부른다. 다소 파격적인 디자인으로 반감을 샀던 에어로 시리즈는 단종되었지만 그 유산인 알루미늄 섀시는 신세대 모건으로 이어졌다. 다만 혹평을 받은 에어로 디자인에 대한 반성 때문인지 외형은 철저하게 옛 스타일을 유지했다. 현재 모건에서는 사이클 팬더의 3륜차 3휠러와 플러스 포, 플러스 식스 세 가지 모델이 나온다.



모건은 클래식한 가치를 지켜 온독특한 메이커다


플러스 포라는 이름은 오랜 세월 모건 라인업의 핵심이었다. 전작인 플러스 4는 1950년 태어나 무려 70년간 생산되었다. 이번 작품은 발음은 같아도 표기는 숫자 4가 아니라 영문 ‘Four’다. 겉보기에 비슷해도 완전히 다른 모델임을 암시한다.


강철 프레임 대체하는 CX 제네레이션

생산은 잉글랜드 우스터셔주 말번 피커슬레이 거리에 있는 모건 공장에서 이루어진다. 1950년 이곳에서는 +4가 처음 굴러 나왔다. 작은 규모의 공장은 지금도 전통 방식을 고집한다. 다양한 신기술이 도입된 신차임에도 불구하고 섀시와 보디, 인테리어 등 많은 부분을 수작업에 의존한다. 공장 중앙에는 목재를 휘는데 사용하는 낡은 지그(Jig)가 여전히 사용되고 있다.



기존 +4와 거의 달라지지 않은 얼굴


강철 래더 프레임의 이전 세대와 달리 CX 제네레이션은 알루미늄 파츠를 접착제와 리벳으로 조립해 완성한다. 성능과 승차감을 개선하면서도 섀시 무게는 97kg에 불과하다. 목재는 대시보드부터 도어 주변, 펜더와 휠하우스 안쪽과 트렁크에만 일부 사용된다. 플랫폼 자체는 플러스 식스와 공유하지만 세부적인 디자인은 상당히 달라 차폭이 78mm 좁고 펜더 형태도 차이가 난다.



배기관 등 디자인은 약간만 달라졌다


익스테리어 디자인은 +4와 거의 달라지지 않았다. 굳이 다른 점을 꼽자면 라디에이터 그릴 아래 가로로 길게 자리 잡은 흡기구와 새로운 디자인의 배기관, 뒷부분에 새로 더한 에어 벤트 정도. 차체 크기는 길이 3830mm, 너비 1650mm, 높이 1250mm로 +4(4010×1720×1220)에 비해 살짝 작아졌으면서도 신형 플랫폼과 패키징 덕분에 공간은 오히려 넓어졌다. 승하차성도 드라마틱하게 개선해 보다 많은 고객들이 일상적으로 사용할 수있게 되었다는 것이 모건 측의 설명이다. 새로운 더블 위시본 서스펜션에 맞추어 옵셋이 얕아진 15인치 와이어 휠도 준비했다. 요즘 양산 차에서 찾아보기 힘든 와이어 휠은 클래식한 모건 디자인의 핵심 요소다.



보닛의 공기 배출구는 수동 프레스로 하나하나 작업한다


목재 대시보드와 속도계, 태코미터를 그 중앙에 배치한 운전석 레이아웃은 그대로 유지했다. 그러면서도 상당 부분 변화가 느껴진다. 스티어링 칼럼 앞 연료계와 수온계 사이에는 다기능 디지털 모니터가 달리고 미터와 스티어링 휠 디자인도 현대화되었다. 디지털 모니터는 요즘 기준으로 저화질에 사이즈도 작지만 모건으로서는 큰 변화다. 중앙 집중식 도어록이 이제야 기본으로 달리고 에어컨도 옵션으로 준비된 모건에게는 말이다.



시트는 사이드 서포트로 홀드성을 개선했다


BMW 직분사 터보 엔진 도입해

심장도 바뀌었다. +4의 경우 스탠다드, 트라이엄프, 피아트와 로버 등 다양한 엔진을 얹다가 최근까지 포드 4기통을 사용했었다. 모건 같은 소규모 메이커는 직접 엔진을 만들기 힘들기 때문에 대부분은 양산 차 엔진을 튜닝해 사용한다. 그런데 영국 대형 메이커 대부분이 경영악화로 다른 나라에 팔려 가면서 수급에 문제가 생겼다. 로버 V8을 사용하던 모건 플러스8의 경우 2012년부터 BMW V8로 바꾸었고, 에어로8은 아예 BMW 엔진만 얹었다. 배출가스 문제 때문이라도 구식 엔진을 고집하기는 힘들다.



변속기는 6단 수동과 8단 자동 두 가지가 있다. 시프트 게이트 앞쪽에 있는 버튼은 누르면 스포츠 플러스 모드가 발동한다


신형 플러스 포는 BMW의 최신 유닛인 2.0L 직분사 터보 엔진을 얹는다. Z4, 토요타 수프라에도 얹히는 최신 B48 계열로 트윈 스크롤 터보와 가변식 밸브 리프트 및 타이밍 기구(밸브트로닉, 더블 바노스)가 장착되어 있다. +4의 포드 2.0L 듀라텍(직분사 자연 흡기 154마력)을 한참 뛰어넘는 최고출력 255마력, 최대토크 40.8kg·m를 발휘하며 플러스 포에 맞추어 엔진 매핑을 최적화시켰다. 



클래식한 디자인과 컨버터블 특유의 개방감은 모건의 매력 중 하나다


플러스 식스에도 제공되는 스포츠 플러스 모드는 스로틀 반응성을 날카롭게 만들어 주는데, 시프트 게이트 앞쪽에 버튼을 누르면 활성화된다. 1톤을 살짝 넘는 가벼운 차체 덕분에 0→시속 100km 가속이 4.9초로 빨라졌고 최고시속 240km(8단 자동)가가능하다. 6단 수동 변속기형은 토크를 35.7kg·m로 낮추어 0→시속 100km 가속이 5.2초다. 토크가 구형보다 65%나 높아졌으면서도 연비는 오히려 14.3km/L(자동 기준)로 개선되었다. CO₂ 배출량 역시 159g/km로 대폭 줄었다.



신형 플러스 포는 BMW의 최신형 직렬 4기통 2.0L 터보 255마력 엔진으로 성능을 더욱 끌어올리면서도 연비를 개선했다


모건은 제네바 모터쇼의 취소로 발표 장소를 갑작스레 본사로 바꾸어야 했다. 그렇다 보니 운송업자 수배가 어려웠다. 치프 디자이너 모건 헤드와 디지털 설계 담당 마이클 스미스가 직접 차를 몰고 3일간 유럽을 가로질러 1,600km 거리를 탁송하기로 했다. 이 여정은 유튜브로 공개되었는데, 다양한 기상환경에서 신형 플러스 포는 장거리 투어링 능력을 보여주었다.



다기능 모니터와 중앙 집중식 도어록, 옵션 에어컨 등 다양한 장비가 새로 마련되었다


현재 생산을 위한 막바지 작업 중인 플러스 포는 6만2,995파운드(9,530만원)에서 가격표가 시작된다. 고객 인도는 올 하반기. 보닛의 공기출구는 물론 가죽 인테리어, 섀시까지도 철저하게 사람 손을 거쳐 제작되는 21세기의 코치빌딩카로는 결코 비싸지 않다. LED 램프, ABS, 중앙집중식 잠금장치, 블루투스 기능이 달린 오디오는 시장에서 너무나 흔한 장비들이지만 이런 사소한 것들마저 감사하게 느껴지는 것은 모건이기에 가능한 일. 폭넓은 색상 조합과 옵션 선택권이 늘어난 덕분에 무려 1조 가지의 선택권을 제공한다. 21세기에 살아남은 전통 코치빌더 모건은 존재 자체만으로도 가치가 있다.






글 이수진 편집장 사진 모건
(주)자동차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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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택우 기자 다른기사보기